
배정훈 PD/사진제공=웨이브
[헤럴드POP=김나율기자]배정훈 PD가 참혹한 현장을 담아낼 때 고민했다고 했다.
지난 3일 웨이브 '국가수사본부'가 베일을 벗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PD로 더 유명한 배정훈 PD는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OTT에 첫 진출했다. '국가수사본부'는 공개 후 웨이브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웨이브 시사교양 부문 신규 유료가입견인 콘텐츠 1위를 기록하는 등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로 몰입도를 높였으며, 다큐멘터리에 새 지평을 열었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배정훈 PD는 "지난 3일부터 웨이브에서 '국가수사본부'가 시작됐다. 제가 국가수사본부를 간 게 작년 3월로, 꼬박 1년이 걸렸더라. 10년 가까이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을 위해 혼자 취재하면서 느낀 건, 경찰관들이 잘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왜 이런 이야기는 소재로 쓰지 않을까 생각했다. 경찰관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수사를 잘하는지, 피해자의 아픔을 어떻게 공감하는지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결들을 보여주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는 배정훈 PD의 첫 OTT 진출작이다. 지상파와 다른 점이 궁금해졌다. "지상파의 경우, 보통 마감 시점을 정해놓고 시작하지 않나. OTT는 이야기가 완성되는 게 마감 기한이었다. '국가수사본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질문을 남기지 않고 끝낸다. 사건의 전말이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모두 보여준다. 충분한 제작 기간과 마감 기한을 갖고 제작할 수 있었고, 덕분에 충분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배정훈 PD/사진제공=웨이브
이어 "저 또한 이렇게 생생한 현장에서의 촬영은 처음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 이미 종료된 몇 년 전 사건을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그 현장을 확인하는 게 전부였다. '국가수사본부'는 실제 현장을 촬영할 수 있었고, 감식반 과 경찰관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담을 수 있었다. 충분한 제작 기간 속에 후반 작업을 통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작진의 고민이 그만큼 많이 녹아있는 콘텐츠다. SBS가 갖고 있지 않은 영화 장비 두 대를 구입해서 촬영했는데, TV로 보시면 4K로 시청하실 수 있다. 또 영화같은 느낌이 있어, 내용은 현실적인데 상당히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으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사건의 참혹한 현장을 담다 보니, 이를 카메라에 담는 고민도 있었을 터. "사체 등의 화면 처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과거의 관습대로 생각해보면, 블러 처리를 진하게 할 것이다. 그런 관습적인 방식 말고 다르게 해보자는 제안했다. 1회 '양정동 모녀 살인사건'의 경우,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에 빨간색이 없다. 제작진이 채도로 빨간색을 전부 뺐다. 빨간색이 주는 잔혹함을 경험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달까. 급박하게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러한 고민도 못 했을 거다. 제작진의 고민이 묻은 사진 한 장, 참혹한 현장 영상이다. 사실대로 보여주고 싶은 제작자의 생각에 고민이 더해져 이러한 결괏값이 나왔고, 건강하고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배정훈 PD는 '양정동 모녀 살인사건'을 예를 들며, 유가족의 동의를 받았다고 했다. "애초에 가편집본에선 모든 화면을 가렸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1심 재판이 시작될 무렵, 피해자의 남편과 아들, 그리고 모친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러한 콘텐츠로 방송할 건데 괜찮으시냐'라고 의사를 여쭤봤고, 오히려 유가족들이 얼굴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말씀하시길 '우리 딸과 아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가려야 하냐.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셨고, 그 결과 두 분의 다정한 모습을 기억할 수 있게 해드렸다."
에피소드 선별 기준은 어떻게 될까. 배정훈 PD는 "어떤 사건을 할지 목적을 둔 건 없었다. 국민들이 공익적 목적으로 알았으면 하는 사건들 위주로 다뤘다. 가령, 보이스피싱 범죄가 잦으니 신종 수법이 담긴 회차가 있었으면 했고, 후반부에 방송될 예정이다. 마약 역시 일상적인 사건이 되어 다뤘다. 강력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제작진들도 예상할 수 없기에 미리 선별하진 않았다.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촬영 후 기획 취지에 부합하는 사건들로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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