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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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호연 기자] 만능 열쇠는 연극에도 적용될까.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샤이니 키의 첫 번째 연극 ‘지구를 지켜라’가 개막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지구를 지켜라’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지나 연출, 조용신 작가, 배우 지현준, 강필석, 육현욱, 김도빈, 이율, 정원영, 샤이니 키, 함연지, 김윤지가 참석했다.

샤이니 키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했다. 2012년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시작으로 지난해만 ‘체스’와 ‘인 더 하이츠’ 등 다양한 뮤지컬에서 활약해온 키가 처음으로 선택한 연극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지구를 지켜라’ 병구 역. 이에 관해 키는 “극장 규모나 개런티보다 좋은 작품과 장르, 콘텐츠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소신을 밝혔다.

사진=서보형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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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하이츠’를 같이 한 이지나 연출과의 캐스팅 비화도 있다. 이 연출은 “기범이(샤이니 키)가 발성과 성량이 좋고 연기를 좋아하고 연구도 많이 하더라. 바쁜 아이돌인데도 고민을 하는 노력파 자세가 좋았다. 술 자리에서 살짝 언급했는데 너무 격하게 좋아하더라. 그래서 연극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소극장임에도 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고, 덕분에 연출의 마음까지 움직이며 관객들은 조금 더 일찍 연극을 만날 수 있었다.

뮤지컬과 연극의 차이에 대해 키는 “연극은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할 수 있어서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작을 하는 이유도 “힘들지만 공부가 된다.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게 재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키의 고민에 조용신 작가는 기꺼이 “영화의 독특한 미장셴을 무대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와 객석의 에너지로 풀어냈다. 무대는 배우의 예술”이라고 공을 돌렸다.

사진=서보형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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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장준환 감독)를 원작으로 한다. 당시 신하균이 병구 역, 백윤식이 강만식 역을 맡았다. 영화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 2개 부문, 대종상 3개 부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개 부문 등을 수상했다.

약 2년여 간의 개발 기간도 주목할 만 하다. 스크린을 무대로 옮기는 과정을 이지나 연출은 “힘든 세상의 부조리함을 어떻게 풍자적으로 전달할지 그 수위를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영화에 없는 주인공 병구의 사연도 연극에는 조금 더 깊이 다뤄졌다. 탄탄한 원작과 치밀한 재탄생의 합작이 관객과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키에게도, 연출에게도, 다른 배우들과 관객에게도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지구를 지켜라’가 막을 올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배우들과 연출은 마음에 든 눈치였다.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듣고 새로운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범우주적코믹납치극 '지구를 지켜라'는 지난 9일부터 오는 5월 29일까지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