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감독 김덕수)가 황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호연을 보는 재미를 살렸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명문대 출신 백수 태만(김상경 분)이 딸 아영(최다인 분)의 ‘아빠 렌탈 사업’으로 인해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홍부용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 했다.

아영은 친구에게 아빠를 빌려주게 되고, 이후 태만은 친구 승일(조재윤 분)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아빠 렌탈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아영이 건넨 주문자의 주소를 받아 들고 한명씩 찾아다니면서 아빠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영화는 능청스런 김상경을 중심으로 곳곳에 유쾌한 상황을 배치,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물론 진지한 부분에서는 눈물을 이끌어내는 데 이 부분이 관객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연결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유머와 진지함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은 능숙함보다 투박함이 더 먼저 다가온다.

하지만 김상경과 문정희의 연기는 역시 흠잡을 곳 없으며, 능숙하게 캐릭터를 살렸다. 이들은 허물없이 방귀를 트는 부부의 모습을 익살맞게 그리는가 하면, 백수 남편과 미용실을 운영하는 아내가 겪을 만한 현실적 경제 문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나눈다.

김상경과 문정희는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면서 다양한 연기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김상경은 최근 드라마를 통해 능숙하게 소화하고 있는 가벼운 이미지를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문정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숨바꼭질’의 무시무시한 모습은 물론, 개봉한 ‘카트’의 싱글맘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팔색조 연기를 과시 중이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마마’에서는 남편의 옛 여인과 친구가 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동화 같은 스토리로 인해 다소 가벼울 수 있다. 하지만 두 주연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가정의 회복과 가족 그 자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