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정수정이 5개월 차 임산부로 화끈하게 스크린 데뷔를 이뤘다. 그가 출연한 영화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 극 중 정수정은 누구에게도 쉽게 주눅 들지 않고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 해내는 똑 부러진 스물 두 살 대학생 김토일 역을 맡았다. 김토일은 연하 남자친구 호훈과 불꽃 같은 사랑으로 임신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2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수정은 스크린 데뷔 소감에 대해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반응이 무딘 편이라서 주변 반응에도 원래 그런 건지 좋아서 좋은 건지 판단이 잘 안 서더라.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스크린 데뷔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로 활동하며 화려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상태에서 임산부에 도전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인 것. 하지만 정수정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스크린 데뷔작으로는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 물론 놀랐다. 부담도 됐는데 대본 읽고 나서는 한방에 하겠다고 했다. 촬영하면서도 하나도 걱정이 안 됐다."
그러면서 "토일이라는 캐릭터가 요즘 여성 캐릭터를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도 됐다. 부모님들도 그 나이대에 맞게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토일이가 22살인데 제가 어렸을 때의 느낌도 받았다. 다들 그런 상황을 경험해봤을 거 같다. 내가 제일 당당하고 똑똑하고 잘났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저도 그랬던 것 같다. 영화에서 토일이가 성장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저랑 비슷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수정은 임산부 연기를 하기 위해 배가 나와 보이게 하는 소품을 착용한 경험담도 밝혔다. 그는 "배 벨트를 차고 있었는데 진짜 임산부된 것 같았다. 앉는 것도 힘들고 다리를 모으기도 힘들더라. 그런 게 자연스럽게 나왔다. 신기했다. 간접경험했던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또한 토일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다이어트도 중단했다고. "미팅할 때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안 된다고 해서 잘 먹으러 다녔다. 감독님과 밥 먹고 디저트 먹고 그랬다. 원래 잘 먹는 편이다. 평소에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데 그때는 세네끼 먹었다. 체중을 증량한 셈이었다. 다만 바로 다음 작품을 들어가서 (촬영 이후에는) 단기간에 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화장도 안 했지만 비비는 발랐다. 잔머리도 많은데 그게 그대로 나왔다. 그런데 실제로 집에서는 그러지 않나. 또 토일이 셩격상 꾸미는 애도 아니기 때문에 신경 안 쓰고 했다. 진짜 편했다. 그냥 연기만 하면 됐다"고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현재 방영 중인 OCN 드라마 '써치'에서는 여군을 연기하는 데 이어 영화 '애비규환'에서는 임산부를 연기하기까지 정수정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자신의 필모를 넓혀가고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는 " 일부러 이런 캐릭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기보다 다 제가 본능적으로 끌렸던 작품이고 캐릭터였다. 왜 내가 '플레이어'를 하고 '써치'에서 군인을 하고 '애비규환' 임산부했나 생각하면 새로운 걸 원하는 것 같다. 그래야 안 질리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제가 도전하는 사람인줄 몰랐는데 제 필모를 보면서 저도 특이했다"고 설명하기도. 이와 더불어 "제가 한 번도 안 했던 장르가 로코다. 의외로 액션을 했는데 한번쯤은 무난하게 로코해보고 싶기도 하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늘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는 숙명이 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이런 대중들의 평가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정수정 역시 이런 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 하지만 정수정은 대중들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저는 댓글을 안 본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잘 안 한다. 주위 사람들이 얘기해주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만족하는 성격이 아니다. 정신건강상 (댓글들은) 보지 않는다. 스스로 보고 '이거 고쳐야겠다' 하면서 보완해나가는 것 같다. 주위의 평가가 제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는 또한 냉미녀 이미지에 대해서도 "저는 좋다. 그것 또한 저다. 일부러 만든 건 아닌데 그렇게 봐주시는 거 아닌가. 그거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그 이미지를 없애고 싶지는 않다. 실제 성격에도 그런 냉한 모습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냉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정수정은 '애비규환'을 통해 정수정이 아닌 '김토일' 그 자체로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그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다. 또 앞으로 내가 어떤 캐릭터를 할 지 궁금해하셨으면 좋겠다. 연기 평가라기보다는 '어느 작품을 하든 이것도 잘 해낼 것 같다' '이거 한 번 봐볼까?' 이런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한편 정수정의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은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