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혜영이 자신이 뚜벅뚜벅 걸어온 배우의 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매 작품 강렬한 카리스마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이혜영은 영화 ‘파과’로 어쩌면 불가능하게 보였던 도전을 다시 한번 멋지게 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혜영은 민규동 감독에게 쓸모 없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이혜영은 “난 연기자로서 솔직히 여성 서사 그런 거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며 “한 인간이고, 그 어떤 것보다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물론 내가 배우를 처음 하던 시절에 모든 여배우의 존재는 남자의 상대적 역할에 머물렀던 건 맞다. 주로 멜로물이라 할 수 있겠다. 멜로에 적합하지 않은 여배우는 약간 밀려나기도 했다”라며 “지금은 남자의 상대적 역할이 아니어도 할만한 롤들이 많아졌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혜영은 “나 역시 상대 역이 없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이나 내가 어떤 면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강한 여성, 독립적인 여성의 이미지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라며 “그렇다고 여자라는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면 그때부터 선입견인 것 같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기회를 갖지 못하는 배우들도 많다. 그거에 비하면 난 대성공한 거다. 한 번도 난 남 탓한 적 없다. 모든 탓을 나로부터 찾는다”라며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필모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다 갖출 수는 없다. 나름 잘하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파과’를 찍으면서 쓸모없다는 단어를 많이 생각했다. 민규동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 쓸모 있는 배우로 살아남으려면 감독님 프로세스가 어렵더라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걸 해낼 수 있는 쓸모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음)”
한편 이혜영의 스크린 복귀작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