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POP=김나율기자]영화감독 봉준호가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봉준호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해 인터뷰했다.
봉준호는 영화 ‘미키 17’로 돌아왔다. 봉준호는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한다. 죽는 게 직업인 미키가 계속 재출력된다. 17은 죽은 횟수를 말한다. 로버트 패틴슨이 1인 2역을 한다”고 소개했다.
가장 인간적인 작품이라며 “한 번도 사랑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본 적 없는데, 사랑 이야기도 있다. 우리끼리 ‘발냄새 나는 SF’라고 농담도 했다.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SF 영화다. 인간의 허술함을 담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불안할 때 단 걸 먹는다며 “가장 예민해지고 어려웠던 게 두 미키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영화적 테크닉이 동원된다. 자연스러워야 해서 공들였다. 배우 입장에서도 매우 신경 쓰였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색깔이 작품 곳곳에 있다. 미국 영화를 찍으면서도 저런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실 것”이라고 했다.
성격이 산만하다며 “온전히 상황에 집중 못한다. 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창작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다가도 아이디어를 얻거나 영감을 얻는다. 뉴스 장면을 넣는 것도 좋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현 시국에 대한 생각으로 “영화보다 초현실적인 일이 터졌다. 초등학생 때, 계엄령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40년 넘게 흘렀는데, 제 생에 다시 맞닥뜨릴 줄 몰랐다. 황당하고 어이없고 충격적이었다. 해외 제작진들이 ‘괜찮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BTS, 로제 얘기하다가 갑자기 계엄령 얘기를 하게 됐다”고 했다.
봉준호는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 역사의 한 순간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를 해보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욕심은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며 “다른 창작자에 의해 반복될 수 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미키 17’도 보고 얘기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