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 이영애, 박찬욱 감독, 배우 김태우, 송강호/사진=민선유 기자
배우 이병헌, 이영애, 박찬욱 감독, 배우 김태우, 송강호/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25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공동경비구역 JSA’ 주역들이 영화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Visionary) 선정작으로 꼽힌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4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GV를 개최한 가운데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가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사진=민선유 기자
박찬욱 감독/사진=민선유 기자

박찬욱 감독은 “배우들뿐만 아니라 참여했던 스태프들도 와있다”라며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서 두 번을 실패해 세 번째 기회까지 놓치면 유작이 될 거라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라며 “영화감독이 한 편 실패하면 두 번째 기회를 얻기 어렵고, 두 번을 실패했는데 세 번째 기회를 잡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세 번째 기회를 얻고, 좋은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었던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나를 살려준 작품이다. 배우들과 대화도 많이 시도하면서 만들었다. 연출자로서 개안 같은 사건이었다. 이후의 내 작품들은 다 이 영화에서 시작된 거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우 송강호/사진=민선유 기자
배우 송강호/사진=민선유 기자

송강호는 “25년 전 막연하게 느낀 울림, 감동을 다시 한번 모여 큰 스크린을 통해 같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30년 전 영화를 시작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긴 세월 동안 배우로서 숱한 굴곡도 있었지만 그 시기가 내게는 잊혀지지 않는 첫 번째 화양연화였다”라며 “그 중심에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배우 이병헌/사진=민선유 기자
배우 이병헌/사진=민선유 기자

이병헌은 “그때는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 같은 건 솔직히 없었다. 미국의 영화인들이 모이는 큰 행사에서 난 공로상 시상자로, 감독님은 수상자로 올라온 적이 있다. 감독님과 나의 첫 만남은 아주 묘한 만남이었다”라며 “두 개의 작품을 이미 완벽하게 망하신 분과 이미 세 개의 작품을 말아먹은 나라는 배우의 조합이 만나게 됐을 때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이 있었을까 농담삼아 말했었다. 처음 시사회에서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에게 흥행배우란 수식어를 처음 안겨준, 의미 있는 영화다. 외국에 가서 나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게 되는 대표작이다. 여전히 한국 영화 마니아들은 이 영화를 빼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개봉 당시 극장에 가서 40번 봤다. 흥행의 맛을 처음 알아서 관객들이 어떻게 보는지 뒤에서 보면서 즐겼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이영애/사진=민선유 기자
배우 이영애/사진=민선유 기자

이영애는 “사실 난 떨렸다. 망설이기도 했다. 여배우는 나 혼자라 외로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신하균이 없어 아쉽지만, 25년 만에 완전체가 된 건 처음이라 떨리고 부끄럽기도 했다”라며 “막상 모여서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깐 편안하더라. 이런 모임에 자주 왔을 걸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따뜻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20대 말쯤에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서 배우로서 화창한 30대를 시작했다”라며 “25주년을 맞이해 다시 인사드리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의 감동과 초심 잃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통해서 인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태우/사진=민선유 기자
배우 김태우/사진=민선유 기자

김태우는 “우연찮게 이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너무 하고 싶다고 했다. 기술 시사에서 이런 좋은 영화에 출연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천운 같은 작품이다”라며 “참여한 배우로서 이 자리도 참 감동적이다”라고 흡족해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분단 현실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내 남북 관계에 대한 대중 인식 변화에 기여, 한국 영화사의 전환점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