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현기자]계엄 시국에도 '오징어게임2' 글로벌 신드롬은 찾아올 예정이다.
9일 서울 동대문 DDP아트홀1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황동혁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황동혁 감독은 "시즌1에서 잠깐 소개됐던 게임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찬반투표가 시즌2에선 매게임 진행돼서 좀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현재의 상황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현실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재밌는 지점이 많을 것 같다. 또 새로운 게임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시즌2와 시즌3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될텐데, 시즌2만 한정지어 이야기하자면, 사실 한국도 그렇고 전세계가 점점 제가 느끼는 바로는 갈라지고 분열되고 적대시하는 갈등이 많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국가내 갈등, 국가간 전쟁 등 이 '오징어게임' 안에서도 갈라짐과 분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현실세계와 '오징어게임' 내 세계가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주변과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021년 9월 공개돼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던 '오징어게임1'보다 시즌2 속 참가자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을 쓸 때는 코로나19 전이었다. 이정도의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하려면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했었다. 사회적인 실패를 빨리 겪을순 없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그 사이 코로나19가 오고 전세계적으로 코인 열풍이 일어나고 사다리가 막히면서 젊은 세대들이 노동보다는 주식투자, 코인에 일획천금을 노리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느꼈다.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모습들을 담아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즌1엔 젊은 참가자들을 많이 기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독특한 캐릭터도 눈에 띈다. 박성훈이 맡은 '현주'는 트랜스젠더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에서도 참가자들 중에 마이너리티에 속하는 참가자들이 많이 있었다. 탈북자도 있었고 알리라는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가 있었다. 시즌2에도 마이너리티의 문제를 가진 참가자를 출연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성소수자를 넣어서 참가시켜보면 어떨까 마음으로 현주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보시면 현주라는 인물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즌2 캐릭터 중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것 같다"고 해 기대를 높이기도.
그렇다면 큰 부담 속 시즌2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일까. 황감독은 "'오징어게임2'에서도 같은 공간으로 기훈이 들어간다는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세팅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시즌을 반복할 때 신경쓴 것은 익숙한 공간을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식상하지 않게 변형시켜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드려고 노력했다. 세트도 마찬가지고 예고편에서도 공개됐지만 숙소도 비슷해보이지만 바닥에 O와X를 통해 달라짐을 보여주고 싶었고, 트레이닝 세트도 조금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시그니처 음악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편곡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시도했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등, 연일 시끄러운 상황에서 '오징어게임2'가 베일을 벗게 됐다. 이에 대한 심경은 어떨까.
황감독은 "이런 시국에 '오징어게임'이 공개를 하게 돼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계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새벽까지 잠 안 자고 지켜봤다. 그제 벌어진 투표도 계속 지켜봤는데, 국민들이 말도 안 되는 일로 거리로 나가야하고 불안과 공포와 우울감을 가지고 연말을 보내야한다는 것이 너무 불행하고 화가 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탄핵이 됐든 자진 하야가 됐든, 책임질 분이 책임을 지셔서 행복하고 축복이 되는 연말의 순간을 국민에게 돌려주셨으면 한다. 조속히 이 상황이 해결되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라고 있다. 이 또한 '오징어게임'의 운명인데, 우리나라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되는 갈등과 분열, 격변들을 연결시켜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감독은 "마음이 여러가지로 복잡한데 어쨌든 저희 작품이 국민 여러분, 전세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똑닮아 있는 '오징어게임2'. 또 한 번 글로벌 신드롬이 찾아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