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사진제공=EMK
옥주현/사진제공=EMK

[헤럴드POP=김나율기자]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마타하리 담배 연기 연습 중 논란이 됐던 것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옥주현은 어느덧 '마타하리'와 네 번째 시즌을 함께했다.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 그리고 2022년 삼연에 참여해 극찬을 받은 옥주현이다. 다시 돌아온 옥주현 표 '마타하리'에 기대감이 높아졌고, 더 깊어진 연기 내공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옥주현은 "제게 일어나는 모든 해프닝은 소화할수록 정말 좋은 재료가 된다. 그래서 더욱이 이번 시즌을 디벨롭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어떻게 해야 더 좋은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최대한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마타하리'는 저와 많이 닿아있는 여성이라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이런 마음은 어떤 걸까?'라는 질문이 제일 적은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마타하리가 오는 걸 너무나 기다렸다. 배우에게는 감이 있는데, 근래에 10년 넘는 기억 동안 가장 완벽했다. 이번 '마타하리' 여정은 출발부터가 남달랐고, 소름 끼치도록 쫀득하게 좋았다. 모든 배우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옥주현은 마타하리 역을 위해 비타민 스틱으로 흡연 연기 연습 영상을 개인 SNS에 올렸다가 청소년 흡연 조장이 우려된다며 뭇매를 맞았다. 결국 영상을 삭제한 옥주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비타민 스틱으로 연습을 많이 했어야만 했다. 실제로 비흡연자다. 비타민 스틱이 상당히 무겁더라. 실제로 담배를 들고도 연기해 봤는데, 웨이트를 유지하는 게 제게 큰 숙제였다. 흡연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다. 불안하고 초조할 때 이 한 모금으로 진정하기 위해 핀다고 하시더라. 저는 진정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이지만, 저도 흡연자에 속해서 연기해야 하지 않나. 어색해 보이면 안 되지 않나. 그게 기사화가 크게 됐을 때, 너무 대단하게 많이 써주셔서 이 작품을 많이 알려주신다고 생각했다.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지만, 한편으론 감사하다."

옥주현/사진제공=EMK
옥주현/사진제공=EMK

'마타하리'와 맞닿은 부분으로 "제게 마타하리 같은 스토리는 없다. 이중적으로 살 수 없는 인물인 마타하리다. 과거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면서도 목숨을 걸어야 했다. 마타하리는 제2의 인생을 꿈꾸고 포기할 때쯤 다시 한번 파리에 몸을 던졌다. 마타하리의 등장은 정말 센세이션했다. 마치 지금의 비욘세 같고, 한국의 이효리나 제니 같았다. 스파이로서의 명확한 증거가 있지 않은데, 희생양이 됐다. 물론 신분을 속였지만, 짧고 굵게 화려한 인생을 살았다. 저는 오래 해 먹고 있어서 이건 좀 다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자들에게 짓밟히지 않으려 한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많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그 당시 마타하리는 여성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 도구로 썼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던 마타하리에게 소중하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는 아르망이 생긴 거다. 마타하리는 극적인 소중함을 어떻게 다루고 감당해 낼지 극 안에서 보여준다. 저는 하기 싫든 좋든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잃는 것뿐만 아니라, 얻는 것도 있을 거로 생각하고 살아간다. 마타하리 역시 그랬다"고 덧붙였다.

극 중 안나는 마타하리의 곁을 지키는 친구이자 엄마 같은 존재다. 옥주현에게도 '안나' 같은 존재가 있을까. 옥주현은 "누구에게나 '안나' 같은 존재가 있을 거다. 가족은 그냥 가족이다. 실제로 동료에게서 그런 걸 많이 느낀다. 핑클 이후 뮤지컬로 넘어와서 많은 실연을 겪었고, 선입견도 겪었다. 모든 인간관계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간격을 두고 적당히 가게 된다. 오히려 어떤 일이 일어날수록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 뮤지컬을 19년 정도 하니까 진심으로 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잘 맞고, 서로의 진심을 느낀 이들과 그 마음을 주고받는다. 윤사봉은 이번에 안나 역이 처음이지만, '엘리자벳'에서 제 엄마 역이다. 동갑인데 연기를 너무 잘한다. 훌륭한 배우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안나' 같다"고 했다.

또 "나의 '안나'는 팬분들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을 준다고 해서 다 달콤하고 안전하지만은 않다. 가끔은 그것으로 인해서 상처받을 수도 있다. 소중한 무언가를 위해 잘 다루려고 한다. 저도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다룰 방법을 예전엔 훨씬 몰랐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안나, 마타하리 관계처럼 지내고 있다. 너무 감사하게도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팝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