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헤럴드POP=강가희기자]배우 서현진이 '트렁크' 속 노인지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6일 서현진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공개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한정원(공유 분)과 그의 기간제 아내 노인지(서현진 분)는 가짜 속 피어난 진짜 사랑으로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늘 메마르고 차분해 보이는 노인지가 때론 온기 있는 모습으로 극을 꽉 채운 가운데, 서현진이 노인지를 어떻게 그려냈는지 직접 들어봤다.

서현진은 노인지라는 인물에 대해 "오늘 아침까지도 생각해 봤다. 인지가 저는 결국엔 상냥해서 좋았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것도 그렇고, 누군가를 대신해 화를 내주는 것도 그렇다. 직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결국은 어떤 사람의 사연을 외면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이 다정한 것과는 다르게 상냥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노인지는 결혼을 직업으로 택한 인물이다. 서현진은 "직업을 해석하지는 않았고, 어떤 사람일지가 궁금했다. 시정이(전혜진 분)의 말을 빌리긴 했지만, 인지가 정원을 만나기 전 네 번의 결혼을 했는데, 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필요한 성소수자, 또는 죽은 날을 받은 시한부 환자였다.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었고, 인지 자체도 스스로 고립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었다. 마지막에 좋았던 건 인지가 스스로 들어간 땅굴에서 나오기로 결심한 게 좋았다. 이런 지점을 포커싱 해서 봤다"고 말했다.

서현진은 '트렁크'의 매력으로 "제가 좋아하는 류의 드라마나 영화가 있는데 그런 스타일이라 좋았다. 직접적이지 않고, '슬프다'는 감정을 분위기로 나타내는 게 좋았다. 앵글도, 색감도 제 취향이었다"고 밝혔다.

서현진 하면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작품 속 노인지는 버석버석한 모습을 가졌다. 이에 서현진은 "인지와의 싱크로율은 모든 캐릭터가 그랬듯 저는 제 안에 없는 걸 꺼내진 못한다. 어느 정도는 제 안에 있는 거다. 확대하는 것도 있고 변주하기도 하지만 다 제 안에 있다. 버석버석한 인물을 보며 이런 종류의 사랑을 이렇게 다루는 작품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았고, '이런 이야기도 해보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트렁크'가 계약결혼을 소재로 하는 만큼, 이에 따른 고민은 없었는지도 물었다. "저는 인지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거라서 크게 거부감을 가지진 않았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는 전혀 다르게, 정말 대본으로 접했다. 인지의 직업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처한 상황도 평범하지 않아서, 그 5년 동안 도하(이기우 분)를 기다리는 집을 유지하려면 평행세계처럼 그런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지의 직업이 사회적 얼굴 같았고, 도하의 집에 들어가는 게 내면 같았다."

이러한 파격적 소재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대해서는 "반응들은 알고 있다. 처음 작품을 찍을 때부터도 이건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 같고, 아닌 사람은 불편해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가볍게 하루의 마무리로 보실 드라마는 아니라서, 그렇게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피곤하다고 느끼실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렁크' 속 절규하던 인지의 척추, 목뼈가 드러나 처절함을 극대화, 몰입도를 향상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따로 다이어트를 하진 않았고, 그때 당시에 카약 신과 맞물렸고 제 반려견이 나이도 많아서 현장에 같이 다녔다. 반려견을 챙기다 보니 힘이 두배로 들더라. 평소보다 살이 내렸던 것 같다. 저도 지금 보니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행히 캐릭터에 맞았던 것 같다고 얘기해 주셔서 다행이다. 4-5kg 정도 빠졌던 것 같다. 지금은 괜찮아 보이지 않나.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했다.

([팝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