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지훈/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이지훈이 갑질 논란 후 심경을 고백했다.
이지훈은 지난 2021년 드라마 '스폰서' 스태프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렀다. 박계형 작가가 이지훈이 제작사에 자신의 분량에 대한 불만을 여러차례 토로했고, 그 이유로 자신을 포함한 스태프의 절반이 교체됐다고 폭로했던 것. 또 촬영장에 데리고 온 친구가 스태프에게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이지훈은 오해가 있었다면서 잘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그런 그가 영화 '빈틈없는 사이'로 스크린 첫 주연을 꿰차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지훈은 '빈틈없는 사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뽐냈다.
'빈틈없는 사이'는 방음이 1도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 철벽 로맨스.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을 원작으로 한다. 이지훈은 배우를 꿈꾸며 치열하게 살던 과거의 자신과 '승진'의 흡사한 모습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원작을 말씀해주셔서 원작을 봤는데 벽을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일이라 소재가 특이해서 좋았고, 당시 팬데믹이라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이 원작을 갖고 각색한 대본은 내가 배우를 하고 싶어서 준비했던 기간과 공감 가는 부분이 많더라. 감독님께 내 이야기 같아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전역 후 시간을 딱 정해놓고 그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해보고 아니면 내 길이 아니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루에 아르바이트 3개씩 하며 오디션 보러 다니고 진짜 힘들게 지냈다. '승진'이의 대사도 마음에 와 닿더라."

영화 '빈틈없는 사이' 스틸
벽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로맨스인 만큼 상대배우인 한승연과 눈을 마주하고 연기할 수 없으니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지훈은 집에서도 벽 앞에서 연습 또 연습을 했다.
"처음 대본 봤을 때부터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되기는 했다. 독백을 해본 적은 있어도 벽을 보고 연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 대본 받고 한달 전부터 집 벽 앞에 서서 최대한 벽이랑 친해질 수 있게 자세를 연구했고, 대사도 계속 연습했다. 현장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고, (한)승연이가 어떻게 연기할지 모르니 혼자 상황극을 만들어 적응하려고 했던 거다. 막상 현장에서는 달라서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해보려고 했다."
이지훈은 스태프 갑질설, 친구 조폭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가운데 '빈틈없는 사이'를 만나게 됐다. 이지훈은 평생 갑질을 해본 적이 없으며, 친구도 조폭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바로 잡았다.
"내가 조금 더 성숙해진 다음 그때 일을 누군가가 자세히 물어본다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확실하게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태어나서 갑질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거다. 내가 뭐라고 나 때문에 스태프가 잘려나가겠나. 친구 역시 조폭이 아니다. 내가 하지 않았던 행동, 말들이 제3자의 입에서 내가 했다는 것처럼 나와서 많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길게 살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 전부를 부정당한 느낌이라 연기를 관두려고 했다.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께서 연기를 하고 싶게 다시 만들어주시고, 따뜻하게 품어주셔서 나도 '빈틈없는 사이'에 더 애정이 많은 것 같다."
이어 "원래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어마어마했다. 촬영할 때마다 감독님들이 열정이 어마어마한 놈이라고 할 정도로 감독님 옆에 산다. 사전에 연구도 많이 해가서 대본에 써가기도 한다. 쥐뿔도 없는 촌놈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열정 하나였다.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우 이지훈/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 일어나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일까. 이지훈은 '빈틈없는 사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직접 포스터를 들고 나가 발로 뛰며 대중을 만나고 있기도 하다.
"큰 스크린에 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가 개봉하게 됐다. 꿈에 그리던 일이니 행복한데 동시에 떨리고 피말리기도 한다. 얼마 전 집에 가만히 있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예능에 나가 토크한다고 해서 관객들이 극장으로 와주실 거 같지는 않았다. 단체채팅방에다가 홍대, 강남, 건대역에 매니저랑 포스터 갖고 가려고 하는데 시간이 되는 분들 있냐고 하니 (고)규필이 형이랑 (김)윤성이 형이 같이 가주신다고 해서 홍대에 같이 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이셨다. 강남역에는 감독님도 같이 갔었다. 한강에도 가서 홍보했는데 재밌었다. 연극하면서 연극배우들이 직접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다 싶었다. 그게 관객에 대한 마음, 예의라 생각하고, 나 역시 계속해서 이걸 이어가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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