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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업리뷰]'돌아와요 부산항애', 느와르 로망으로 인한 과한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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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느와르의 로망 안에 고스란히 갇혀버렸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부산 최대 범죄 조직의 유물 밀반출 사건에 연루된 이란성 쌍둥이 형제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한국형 감성 액션 영화. 성훈의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이란성 쌍둥이 형제를 소재로 내세운 느와르다. 이들의 부산 고아원에서 살게 된 어린 시절부터 비춰주며 시작한다. 두 사람이 형제이면서도 왜 틀어지게 됐는지, 왜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됐는지 등 사연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완전히 상반되는 삶을 살게 된 ‘태성’(성훈 분), ‘태주’(조한선 분)의 현재로 넘어간다.

‘태성’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범죄조직의 2인자라면, ‘태주’는 정의 앞에서는 냉철한 엘리트 형사다. ‘태성’은 반항아적인 기질이 강하다면, ‘태주’는 모범생처럼 올곧다. 이들의 첫사랑은 윤소이가 분한 ‘찬미’로 같다. 부딪힐 수밖에 없는 환경들을 잔뜩 조성해놔 담백하지 못하다.

올드해도 너무 올드하다. 제목부터 에가 아닌 애(愛)로 지은 것만으로 ‘형제애’를 강조하며 차별성을 주려고 했는지 몰라도 느와르가 갖고 있는 기존 공식에서 나아진 점이 조금도 없다. 오히려 퇴보했다.

권력다툼, 배신, 누명 등 뻔한 소재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조차 반복돼 지루하다. 박희준 감독이 그동안 느와르를 통해 하고 싶었던 모든 요소들을 총집결시키면서 조화를 이루어내지 못한 느낌이다.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한 꼴이다. 반전조차 억지스럽다.

성훈, 조한선, 윤소이, 공정환, 손병호, 박철민 등 배우들의 열연도 스토리상 과한 설정으로 인해 집중이 되지 않는다. 곳곳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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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스틸


그나마 건질 만한 건 성훈의 변신이다. 최근작들에서 로맨틱한 매력을 주로 선보여온 그는 강한 남성미를 발산하며 상남자의 면모를 뽐낸다. 성훈의 화려한 액션은 시선을 강탈시킨다. 2인자로 분한 공정환의 악랄한 악역 연기 역시 눈길을 끈다.

부산 올 로케이션으로 날 것의 느낌을 살리며 로컬 특유의 정서를 담아내긴 했다. 지금까지 부산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오륙도부터 부산항 제7부두, 부산항대교와 광안대교가 보이는 야경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부산의 모습을 스크린에 옮겨왔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탄식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했다고는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박희준 감독은 “잃어버린 형제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으나, 멋만 잔뜩 주려고 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걸 놓친 것 같다.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 개봉은 오늘(17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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