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백퍼센트라는 이름 앞에는 ‘실력파 그룹’, ‘보컬 부자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만큼 백퍼센트는 보컬적인 면에서 어느 그룹에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퍼포먼스 실력이 다른 그룹에 비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탄탄한 실력이 팬들로 하여금 여전히 백퍼센트의 노래를 찾아듣고, 무대를 찾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퍼센트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끈끈한 팀워크였다.

사진 : 티오피미디어 제공
데뷔 6년차가 되며 함께 한 시간도 그만큼 쌓였고, 여전히 숙소 생활을 하며 일상을 공유한다. 단체 메신저 방이 조용할 날이 없다는 이들. 각자 팀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고 있느냐고 묻자 서로 ‘험담’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멤버들의 넘치는 장난기와 돈독함을 드러냈다. 특히 팀 내 ‘시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찬용은 혁진과 일본 숙소를 함께 썼던 에피소드를 전하며 “나도 이제 못 챙겨주겠어. 제가 꼭 6시에 같이 일어나자고, 짐 챙기는 거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다음 날 6시에 깨우니까 ‘나 20분부터 준비할게’ 하면서 계속 자는 거예요. 거기에서 화가 나서 ‘내가 알람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해 멤버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 역시 말을 보탰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친한 만큼, 멤버들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끊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혁진이랑 같은 방 쓰는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진 않은데, 숙소 생활을 하니까 어떤지 뻔히 알아요.(웃음) 멤버들 성향이 약간씩 달라서 정말 못 견디는 성향들이 있어요. 혁진이는 옷을 허물 벗듯이 벗어두고 다녀야 마음에 안정이 생기나 봐요. 방 안에 가보면 기겁을 할 정도예요. 저는 그런 걸 못 견뎌요. 종환이도 일본에서 같은 호텔방을 썼는데 허물을 벗더라고요. 그래도 저 정도는 제가 뒤에서 따라다니면서 챙겨줄 수 있지만, 혁진이는…”(민우)
“그래도 요즘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종환)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칭찬을 먹고 자라니까요(웃음)”(혁진)
막내 혁진을 ‘디스’하던 멤버들에게 서로의 칭찬을 다시 부탁했다. 그룹 내 한 명씩은 있다는 소위 ‘입덕 요정’, 백퍼센트에서는 누구일지 물어봤다.
“제가 봤을 때는 종환인 것 같아요. 약간 아이돌상이에요. 귀여운 얼굴상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종환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종환이 보고 좋아했다가 결국은 저죠(웃음)”(민우)
“사람이 저렇게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록현)
“저는 괜찮아요. 저는 개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를 보고 들어왔다가, 그룹 안에서 다른 사람 좋아하는 건 상관없어요”(종환)
“확실히 종환이가 퍼포먼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눈이 가는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귀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고 섹시하기도 해서, 그런 부분들이 딱 아이돌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민우)

사진 : 티오피미디어 제공
백퍼센트는 리더 민우부터 막내 혁진까지 친형제 이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멤버들에게 ‘희극인’, ‘하찮음’을 맡고 있다는 평을 들은 민우는 이런 멤버들 간의 관계에 흐뭇함을 드러냈다.
“제가 날이 갈수록 하찮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빈말이 아니라 하찮아질수록 좋아요. 처음 데뷔했을 때는 저희끼리도 룰이 있어야 하고, 특히 저는 멤버들과 터울이 있다 보니까 규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알아서 다 잘하잖아요. 또 저희끼리도 너무 잘 알다 보니까 필요 없는 규제를 하기보다는 다들 친구처럼 지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맞먹네요(웃음)”(민우)
백퍼센트는 지난 2012년 싱글 ‘위, 백퍼센트’(WE, 100%)로 데뷔했다. 이후 데뷔곡 ‘나쁜놈’을 비롯해 ‘나 같은 놈’, ‘원트 유 백’(Want U Back), ‘심장이 뛴다’, ‘니가 예쁘다(U Beauty)’ 등의 곡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아갔다. 하지만 일부 멤버가 팀을 떠나고, 리더 민우가 군 입대 하는 등 멤버들에게 2년 넘는 긴 공백기가 찾아왔다. 그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멤버들이었다.
“서로의 꿈과 목표가 같아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가 됐을 때 시너지가 나는 건데, 그게 잘 맞아서 여태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냥 행복하고 좋을 순 없으니까, 힘들어도 그 꿈과 목표를 생각하면서 버티는 거잖아요, 솔직히. 저희가 힘든 시간도 워낙 많이 겪어왔고, 그러면서 서로의 힘든 점들을 잘 알고 있고, 그러면서 서로를 곁을 지켜준 게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해줬어요”(록현)
“공백기가 있었을 때도 저희는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힘들면 힘든 대로 부딪쳤어요. 그런 식으로 하다보니까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서로 원하는 방향이라든가 미래가 같으니까, 함께 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민우)

사진 : 서보형 기자/'지독하게' 쇼케이스 무대
백퍼센트에게 가장 힘들었을 2년 3개월의 시간. 그 시간을 회고하는 백퍼센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멤버들을 향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변치 않고 서로의 곁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티격태격 장난은 많이 쳐도 낯간지러운 말은 잘 못한다는 백퍼센트.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을 이야기할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질색하는 듯했다. 하지만 곧 막내 혁진을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진심을 털어놓았다. 익숙지 않은 멤버의 말에 다소 민망해 하기도 했으나, 민우는 “빨리 얘기해, 나 지금 간질간질 하니 좋단 말이야”라고 말하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는 팀원들에게 솔직히 미안해요. 저도 단점을 고치고 싶지만 그게 사람 마음대로 잘 안 되잖아요. 그게 저도 짜증나고, 멤버들도 똑같은 말하기 얼마나 입 아프겠어요. 그걸 이해하고, 미안하고…. 그게 반복되니까 멤버들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못 견디겠더라고요. 눈치를 안 보기 위해 제가 뻔뻔하게 하고, 뭐라고 하면 신경 안 쓰는 척 하는데, 그러면서 속으로는 미안해해요. 좀 더 발전하는 막내가 될 테니 저에게 쓴 소리를 많이 해주세요. 칭찬도 해주세요”(혁진)
“지금처럼 이렇게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같이 조성해줘서 고맙습니다”(종환)
“저는 딱 이렇게 네 명이 저희 멤버라서 다행이고 고마워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네 사람이 저의 멤버라서 감사하고, 고맙고, 다행이에요”(민우)
“다들 녹음기 켜, 나 말할게.(웃음) 나는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한 가지가 있어. 그 한 가지는 바로 우리 멤버들을 만났다는 거야”(찬용)
“음악을 하는 것도 너무 행복한데, 같이 그 일을 하면서 웃고 즐기고, 힘든 시기에 서로 응원해주고, 말은 안 해도 먼저 알아채고 챙겨주는 멤버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언제나 많이 사랑하고, 같이 옆에서 친구처럼 장난칠 수 있는 멤버들이 있어서 하루하루 즐겁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내 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네요”(록현)

사진 : 백퍼센트 공식 SNS
이 같은 멤버들의 의리와 우정이 백퍼센트라는 그룹을 지켜왔다. 하지만 백퍼센트의 이름을 지킨 것은 멤버들뿐이 아니었다. 긴 공백기를 기다려주고, 다시 돌아온 이들을 환호로 맞아준 팬들 '퍼펙션'(백퍼센트 팬클럽 명) 역시 백퍼센트를 지켜준 사람들이었다. 백퍼센트에게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고마운 이는 바로 팬들이었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저희가 우여곡절도 많았고 공백기도 길었잖아요. 그런데 저희 팬분들이 저희를 아직까지 쭉 사랑해주고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솔직히 지금 아이돌 그룹이 얼마나 많아요. 어리고 잘하고 멋있는 사람들도 정말 많은데, 저희를 놓지 않고, 믿어주고, 같이 함께 해주는 게 정말 감사해요. 너무 반가웠고, 보고 싶었고, 뭐든 다 해주고 싶어요”(혁진)
“‘지독하게’로 활동할 때 앞으로 진짜 자주 만나자고 했었는데, 그 약속을 계속 지키고 싶어요”(찬용)
“저희를 자랑스러워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힘이 되어 주시는 눈빛들이 느껴져요. 그게 너무나도 감사하죠. 저희가 뚜렷한 성과를 내보이진 못했지만 항상 마음속에 저희를 베스트라고 여겨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든든하게 지켜주시는 분들이, 어딜 가든 저희가 당당하게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어디서든 멋있고 당당하게 백퍼센트만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까, 늘 우리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습니다”(민우)
“저희가 다시 시작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팬분들도 자신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를 좋아하는 게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가수가 되려고 저희도 노력해야겠죠? 팬분들도 저희를 좋아하는 데 당당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록현)
“퍼펙션임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요. 팬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수가 적으면 조금 위축되고 부끄러울 수 있잖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저희가 더 노력해서 많이 뭉칠 수 있도록 활발히 활동해야죠. 팬분들이 기죽지 않도록 저희도 더 노력할 거고, 팬분들도 늘 저희를 그렇게 여겨주셔서 감사하고, 그렇게 서로 다독이면서 커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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